이렇게 오래 속병을 앓은 적이 없었다.
며칠만에 액상이 아니라 고형에 가까운 배출물이 나왔을 때 정말 누군가에게 보여주며 자랑하고 싶었다. (어릴 때는 정말 그랬다고 했었나)
소변이 나온다는 것도 기쁘다. 모든 액체가 새처럼 다른 것들과 뒤섞여 한 번에 한 출구로 배출되던 것이 이제는 분리가 된다.
트림이 나온다는 것도 기쁘다. 뭔가를 먹어도 배출에 문제가 없으니 약간씩 식사다운 식사로 돌아가는 중인데 죽을 몇 숟갈 넘기고 나니 트림이 올라오는 게 너무 신기했다. 맹장 수술 후에 첫 트림을 하면 이런 기분일까.
밥을 먹는다는 것도 기쁘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다. 당분간은 소화하기 쉬운 걸로 가려먹어야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