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투자가 소개되고 몇 군데 업체를 써본 뒤에 안착한 곳은 '펀다'였다.
장점은 두 개로, 하나는 '자동 출금', 다른 하나는 '세이프플랜'이었다.
- 자동 출금은 매일 출금 신청을 하지 않아도 그날 들어온 상환금이 펀다 가상계좌에서 내 은행 계좌로 송금되는 기능으로, 한 번 입금한 뒤에 날마다 상환이 되면 (자동 투자로 어느 정도는 재투자되고) 잔돈은 통장에 들어와서 불필요하게 가상계좌에 머무는 돈을 없앨 수 있어서 좋았다.
- 세이프플랜이란 돈 빌려간 데서 연체를 하더라도 평소 준비해둔 적립금으로 일단 메꿔주고 나중에 연체가 해소되면 다시 채워두는 방식으로, 렌딧에서 연체가 쌓여서 수익률이 은행 저금보다 못해지는 걸 본 즈음이어서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다 얼마 전에 펀다에서 '초단기 일상환 상품'이라는 걸 만들어서 홍보하는 걸 (https://blog.naver.com/fundamaster/222006120469) 읽어봤는데 '자동 출금'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기존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예치금 가상계좌 관리 기관이 신한은행에서 웰컴저축은행 쪽으로 바뀐다는 메일이 왔길래 굳이 업체를 바꾼 이유가 뭔가 싶어서 더 살펴봤다.
그래서, 실망스럽게도 내가 생각하는 장점 두 가지가 모두 사라진다는 소식을 접했다.
- 자동 출금은 https://blog.naver.com/fundamaster/222032831467 공지에 따르면 웰컴 쪽에서 출금 시점마다 휴대폰 인증을 하게 되어 있어서 자동 출금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한다.
- 세이프플랜은 https://blog.naver.com/fundamaster/221986415780 공지에 따르면 2020년 8월 시행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시행령 제12조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해 줄 것을 사전에 약속하거나 사후에 보전해 주는 행위 금지' 조항에 근거하여 없앤다고 한다.
아마 세이프플랜 종료 공지 말미에서 언급한 새로운 투자 솔루션이란 게 초단기 일상환 상품이었던 모양이다. 전체 투자 기간도 한 달 반 정도로 짧고 투자하고 바로 다음 날부터 상환이 시작되니까 그만큼 연체 위험이 줄어든다는 거겠지. 구조적으로도 RP CMA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셈이긴 하다.
그리고 이 방식이 굴러가려면 매일 상환되는 만큼 밖으로 빼내는 자동 출금은 논리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없어져야 하는 게 맞겠고. (휴대폰 인증 때문에 없앤다는 얘기는 얼마든지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었을 테니 그럴듯하지 않다고 본다)
정리해보면 세이프플랜과 자동 출금이 없어진 펀다에서는 초단기 상품을 택하는 게 답인 셈이다. 하지만 이게 다른 업체들에 비해 그렇게나 비교 우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추가.
한참 뒤에 초단기 상품의 2배 기간인 3개월짜리 상환의 투자상품이 생겼고, 또 얼마 뒤에 6개월짜리가 생겼다. 단계마다 조금 더 신용이 좋을 것 같은 대출자를 선정했다고는 하는데 전체적인 신용도는 뭐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코로나 시국에 상환이 금방금방 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서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 짐작이 들어서.
또 추가.
자동분산투자 개념 자체가 사라졌다. 투자자가 어디에 투자되는지 지정하는 게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허용하는 방식인데 자동 투자는 어디에 투자되는지 투자자가 알지 못하므로 법에 안 맞다는 것이다. https://blog.naver.com/fundamaster/222417674882 펀다 공지에는 자세한 사정 설명이 없지만, https://www.honestfund.kr/v2/notice/78 같이 다른 업체가 5월에도 중단 공지를 했던 걸 보면 펀다 측 대응이 상당히 늦었던 모양이다.
아래는 펀다 웹사이트에 여전히 올라와 있는 자체 홍보용 문구들. 여기 적혀있는 장점들이 이제 다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