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6일 토요일

불꽃놀이 하는 날에는

지금 대학 신입생이 뱃속에 있을 때나 태어났을 때쯤의 일이다.

서울시에서 불꽃놀이 행사를 연다고 홍보하던 첫 해였을 거다. 그날 나는 약속이 있어서 한강다리를 건너야 했다. 버스를 타고 한강철교를 지나는데 버스에 걸인이 타서 구걸을 돌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수중에 있는 천 원짜리 몇 장을 다 꺼내서 건냈다. 한강물 위로 불꽃이 펑펑 터지는 밤을 뒤로 하고.

그렇게 나는 불꽃놀이를 모순적인 행사로 기억하게 되었다. 싫어하게 되었다.

2018년 서울에 불꽃이 다시 터지는 날이다. 행사 참석 때문에 저녁까지 강 건너에 있던 나는 지하철을 타고 강을 건너왔다. 지하철 역에서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끝에 이상한 장면을 보았다. 허술하지만 등산복이라고 할만한 차림에 배낭까지 맨 나이 있는 남자가 쓰레기통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들어서 쓰레기통 위로 줄지어 세우고 잡지로 보이는 종이뭉치도 들어 펼쳐보는데 술주정 특이하다 싶어서 그냥 지나쳤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전차를 기다리는 동안 어깨 넘어로 지켜본 그 남자는 컵에 든 음료수를 차곡차곡 모으고 있었다. 중간중간 한 모금씩 마시기도 했다. 모을만큼 모았다 싶었는지 그 남자는 곧 불편해보이는 걸음을 옮겼다.

오늘 또 하나의 이미지가 새겨졌다. 나는 여전히 불꽃놀이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