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본체를 쓰기 시작한 게 꽤 되었다. 케이스를 주문한 게 2023년 10월 14일이었으니 대충 2년 좀 넘었다.
환기 팬이 총 4개 붙는 방식인데 당시에는 데스크탑 용도를 생각한 게 아니었어서 풍량이나 팬 소음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러저러한 사정들이 바뀌면서 팬 2개는 끄고, 2개만 남겨서 데탑으로 쓰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남은 팬 2개가 무척이나 거슬리는 소음을 낸다는 걸 깨달았다. 바람 소리만 나는 게 아니고 어떤 긁히는 소리, 빠르게 달그락거리는 소리 같은 게 때론 크게 때론 작게 났다.
팬 교체가 가장 먼저 떠올랐고 수냉 같은 것도 생각해봤지만, 무엇보다 현재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
그래서 메인보드 매뉴얼을 받아서 팬 전원을 몇 개나 제공하는지, PWM은 지원하는지 확인해보고 바이오스에서 팬 설정을 어떻게 하는지도 확인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케이스 팬을 메인보드의 수냉펌프 전원 자리에 꽂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메인보드의 맞는 자리에 옮겨 꽂고 나서는 팬 속도가 1/4로 줄었다. 팬 소음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문제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가뜩이나 겨울이라, 더울 때는 선풍기 소리 같은 생활소음으로 채워지는 공간이, 팬 소리마저 없어지고 나서는 적막함이라고 할만큼 조용해졌다. 키보드 치는 소리가 도드라지게 느껴지고, 이따금 들리는 냉장고 돌아가는 낮은 웅 소리 정도가 소음의 전부가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은 좀 덜 거슬렸던 스피커 노이즈도 신경 쓰이는 수준이 되었다.
본체와 구글 크롬캐스트 양쪽 모두에 모니터 1대와 스피커 1대가 물려있는데 아마 전기적인 문제 때문인지 본체에 있는 그래픽 카드가 LLM 처리를 하면 고주파 노이즈가 스피커로 들린다.
찾아보니 아마 그라운드 루프라고 하는 증상인가보다. 노이즈 없애는 간단한 장치를 중간에 연결해주면 증상이 없어진다는 얘기가 있어서 일단 주문해놨다. 이걸로 해결이 안 되면 전선 연결 방식을 대대적으로 고쳐야 할 텐데 이것도 곤란한 일이다.
적막함이 항상 좋은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