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9일 목요일

인터넷과 또래 집단의 확장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유행 자료를 보면 경향이 너무 쏠려있다. 남녀 유별하게 격리되어 있는데다 혈기방장하고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 못하는 10대 남자놈들이나 보고 낄낄댈만한, 살색 가득하거나 어처구니 없는 장면들, 혹은 그런 장면을 연출하는 자신들.

또래 집단(peer group)이란 개념이 있다. 학교 같이 동일 연령대의 집단이 모여있을 때 그 집단 안에서 서로 영향력을 미치고 그게 어느 정도 강제성을 띄는(peer pressure) 현상을 설명하는 데 쓰인다. 직장 내의 집단도 언급되는 걸 보면 꼭 연령만으로 구분하지는 않나보지만, 그동안 사회 안에서 집단은 대체로 유사한 연령대로 구성되었으므로 연령으로 구분한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인터넷은 그 태생부터가 읽기와 쓰기를 통해 자료가 오가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이름 아래 읽기와 쓰기를 빈번히 하는 일군의 집단은 자연히 집단으로서 동질성이 늘어난다. 그만큼 peer pressure도 커진다.

그리고 인터넷은 또한 거의 제한없는 접근성을 기본으로 한다. 더군다나 대다수 온라인 커뮤니티는 규모를 키울수록 운영주체에게 좋기 때문에, 잘만 모이면 어디까지든 커지려고 하는 게 속성이다.

이렇다 보니, 온라인 커뮤니티는 말초적인 취향을 즐기는 거대한 집단을 만들어냈다. 그 안에서 어린 것들은 되바라지고, 나이 먹은 것들은 유치해진다.

오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추가.
https://twitter.com/garyvee/status/1041299670935511040 영상에 잠깐 나오는 youthification란 말이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서 더 찾아보니 글이 나왔다. https://www.linkedin.com/pulse/20140108220327-10486099-youthification-it-s-a-word-now 길어진 글에서는 맥락이 좀 다르게 느껴지긴 한다. 가령 요즘은 나이에 0.8을 곱해야 기존 사회의 나이대가 된다는 얘기도 생각나고, 온라인 활동이 활발하고 시장 영향력이 더 있다고 여겨지는 젊은이들의 의견이 과대표되다보니 다른 나이대의 활동도 (시장이 제공하는 거의 유일한 선택지인) 젊은이들의 공간 안으로 편입된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