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라고 표현하면 뜻이 너무 넓고. 하우스키핑. 이쪽이 훨씬 더 어울리는 표현일 것이다. 집을 건사한다는 것.
대 개조! 극적 비포 애프터 (https://play.watcha.net/contents/ta9754) - 러브하우스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할 방식으로 이런저런 사연이 있는 집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10회에 소개된 좁은 집은 집 자체가 좁은 것보다도 집에 가득 들어찬 세간살이가 눈에 거슬렸다. 이삿짐을 싸서 내보내는 장면에서도 모든 위치의 모든 공간에 아래위로 꽉꽉 들어찬 장면이 자꾸만 나왔다. 공간에 맞지 않아 모로 돌려서 겨우 들여놓은 세탁기를 길 가다가 특별세일하길래 냉큼 산 거라는 부분에서 확신했다. 이 집에 사는 사람은 집을 건사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런 감각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공간을 어떻게 쓸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아무런 의지 없이 그냥 자리가 있으면 채우는 일을 옴짝달싹 못할 때까지 반복하는.
거액을 들여 좁은 집을 고쳐보겠다고 할 테지만, 나는 방송 촬영이 끝나고 일 년이 다시 지난 후의 저 집 상황이 손에 잡힐 듯 그려진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집은 그 집에 사는 사람이 만드는 거지 남이 단번에 고쳐준다고 바뀌는 게 아니다.